[밤의추억의 추억상자]

  아침에 아침식사가 레스토랑에서 제공된다는 예의 그 상냥한 승무원 언니의 방송을 듣고 깨어나 아침부터 라면을 먹을수는 없으므로  어그적 어그적 선내 식당으로 갔다.. 흠 아침가격은 좀 저렴했다 4000원.

  허나...초이스는 제로... 메뉴는 약간의 중국식과 한국식이 섞인수준 어쨌던 얼큰한 콩나물 국으로 아침을 먹으니 속이 든든했다.

  식사후 대충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 휴대폰과 중국 휴대폰을 켜보니 양쪽이 다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아직 도착하려면 멀은것이다 원래는 1시간이나 2시간 후면 도착했어야 하는것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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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낀 갑판의 모습

  망망 대해... 사방을 둘러싼 수평선... 예전에 미국에서 지평선을 처음 봤을때 처럼 뭔가 어색함을 느꼈다... 수평선은 처음 본 것도 아니구만....ㅡㅡ;;

  이게 좁은 나라사람의 한계 이리라... 이걸 뛰어넘기 위해 내가 그리도 여기 저기 싸돌아 다녔구만....
역시 이놈의 지평선과 수평선을 맞닥드릴때면 항상 무었인지 모를 위화감이 들곤한다....

  지루하다... 역시 혼자하는 여행의 한계는 자유로움의 대가고 지루함과 고독함과의 싸움이 로망일 것이다.

  혼자서 여행하면 그외에도 제한적인 것이 많다... 이는 추후에 설명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우선은 이런 지루함과 고독함 때문에 주위 환경과 사람들에게 평소에는 보내지 않던 관심을 보이게 되는것이 내가 혼자 떠나는 여행을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행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사람과 평소에 하던이야기만 다람쥐 챗바퀴 돌듯이 하다가 돌아오게 되는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오전시간은 같은 배에 타고있는 다른 승객들 그리고 흔히 이야기하는 따이공 아저씨 아주머니들과 담소를 즐기며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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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내에 있는 휴게실 겸 로비 (TV 시청도 가능하다)

  곧이어 찾아온 점심시간....

  점심식사는 출항지연으로 인한 것이므로 무료로 나왔다.

  문제는 무료라는 방송이 나오자 마자 식사때마다 한적했던 식당에 긴 줄이 늘어섰다는 거....

  역시 공자(짜)의 영향력은 대단한 것이었다....ㅡㅡ;;

  설마 밥 떨어지랴는 배짱에 한 삼십분 로비에서 다른 한국인 여행객과 잡담을 하다 올라가서 먹었다.

  메뉴는 밥과 미역국, 삶은 계란 그리고 김과 밑반찬이었다.

  만족스러웠다... 공짜라고 허술하게 준비하지 않은점이 맘에 든다.

  드디어 점심식사 후 중국 휴대폰으로 주먹구구식 위치 확인을 해 본 결과 중국쪽 신호가 약하게나마 잡힌다.

  해안에 가까와 졌다는 증거다.
중국의 지인들에게 문자라도 보낼까 하다가 그냥 얼마 남지 않은 전화비를 비상용으로 남겨두기 위해 다시 조용히 껐다...

  드디어 중국 청도항이 멀리 보인다... 웅장한 컨테이너 선적시설을 보니 중국의 말로만 듣던 수출 흑자가 몸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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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항의 컨테이너 하역장 시설

  정박한지 한시간여.... 공안들이 올라와 보안검사를 하고 하선을 준비하는 승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

  선상비자를 발급받는사람들이 우선적으로 하선하고 그다음으로는 일반 승객들이었다.

  배에서 하선할때 색종이를 하나씩 주는데 이것을 나중에 입국심사하러 들어갈때 문앞에 서있는 군발이가 수거한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할것....

  배에서 내리자 역시 셔틀이 마중나와있다. 빽빽하게 들어찬 셔틀안에서 입국심사장으로 가는길 양쪽에 쭉 늘어선 엄청난 양의 철강 강판들....

  이것들이 예전 우리나라 발전할때 처럼 다 중국의 성장에 쓰여지는 것이라 생각하니 왠지 신문에서 보던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 하락이 은근슬쩍 걱정되는 밤의추억이었다...

  입국 심사장 도착... 입구에서 인민군 복장의 군발이에게 예의 그 색종이를 건네주고 여권과 세관신고서 그리고 입국 신고서를 들고 입국심사대에서 입국 심사를 받았다. 비자는 미리 받아놓은게 있으므로 통과....

  나가면서 예리한 눈빛의 세관직원이 여행객의 짐을 검사한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당당하게 출구로 향했다. 괜히 이상한 눈치 보이면 잘 싸놓은 물건들 다 풀어헤쳐서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뭐 역시 달랑 배낭하나 짊어진 나를 검사하진 않았다. 드디어 청도항 여객선 터미널의 대합실로 나왔다. 한국의 시골 기차역처럼 작은 대합실이 보이고 그 밖으로 보이는 청도거리...

  흠 여기가 청도로군... 상당히 시골틱한데... 라고 생각하면서 버스정류장을 찾았다.... 크... 어째 정류장도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게 상식인데 길로 나와 오른쪽으로 꽤 걸어가야 나왔다. 1원을 내고 시내쪽으로 향하는 버스에 무작정 몸을 실었다...

- 제 4 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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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것도 아닌 내용이 지루하게 계속되는군요.... 글재주 없는 저를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다음편부터는 간단하게 여행기록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글을 쓸 수도 있으니 이 점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뭐 제가 여행한 순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까 개의치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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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밤의추억(Nightme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