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추억의 추억상자]

  얼마전 영화 디워 (D-War)를 보고 감상평을 올린 후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MBC에서 8월 9일 방영된 100분 토론에서 이 논란을 주제로 다루었고 여기서 진중권 문화평론가의 발언 때문에 또다시 아직까지도 인터넷이 뜨겁게 논란의 폭풍이 돌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에서 발췌한 동영상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밤의추억의 쓸데없는 오지랍 병이 도지고 말았다. 이에 밤의추억은 평소부터 생각해 왔던 한국문화와 한국민족적 정서의 특성에 관점을 두고 나름대로 이에 대한 짧은 소견을 쓰기로 했다. 절때로 자다가 더위에 못 이겨 다시 잠들 수 없어 남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서 쓰는게 아니다(아우.. 내가 쓰고도 참 속보인다... 어쨌던 여름만 되면 땀에 쩔어사는 밤의추억을 불쌍한 마음으로 동정하며 가볍게 읽어주시기 바란다).

  우선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진행자 손석희의 참여한 네 명의 패널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졌고 친 디워 패널로는 문화평론가 하재근씨와 스포츠조선 김천홍 영화전문기자가 소개되었고 반 디워 패널로는 청년필름 대표 김조광수씨와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가 소개되었다. 잠시후 유명한 이송희일 감독의 심형래 감독 비하 발언을 포함한 여태까지의 사태를 정리하는 짧은 영상이 소개 된 후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됐다. 전체적으로 시청한 소감은 재미있었다로 평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보다 더 밤의추억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다들 견해와 관점의 차이는 있지만 옳은 말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패널들의 성격 또한 다양했기 때문에 더 재미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를 거론하기에 앞서 조선 초기 유명한 재상인 황희정승이 하녀들의 다툼에 대한 하소연을 듣고 "네 말이 옳구나"라고 한 후 다른 하녀의 반박에 "네 말도 옳다"고 말하자 이를 듣고있던 부인이 "둘이 서로 대립되는 말을 하는데 둘 다 옳다고 하면 어떻게하냐"고 하자 "당신의 말도 옳소"라고 했던 일화를 잠시 떠올려보며 패널 분석에 들어가겠다.

  참여한 패널들을 분석해 보면 김조광수씨는 아무래도 핀치에 몰린 입장에서 사업가이다 보니 말을 아끼는 느낌이었고 나름대로 중립적인 관점에서 토론에 참여한 사람은 김천홍 기자였다고 생각한다. 하재근씨는  네티즌의 호응을 이미 얻고 있는 상태에서 약간 논점을 빗나가는 모습은 보였지만 나름대로 나와 비슷한 관점에서 사태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눈에 띄었던 패널인 진중권씨는 특유의 독설과 입담으로 논리적 분석과 함께 감정에 치우친 격앙된 어조로 실랄하게 영화를 비판했다. 막말로 현재 네티즌의 여론이 형성된 가운데 미움받을 짓은 싸잡아서 한 셈이다. 덕분에 꽤나 일이 재미있어 졌지만 말이다. 그리고 지만원교수와의 친일파 관련 토론회에서 특유의 독설로 네티즌의 엄청난 지지를 받았던 진중권씨의 가 이번에는 그 독설로 인해 이렇게 질타를 받게 된 것도 재미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패널들의 각자의 관점에서 볼때 이들은 모두 다 옳은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이 이렇게 커지게 된 근본 원인을 밤의추억은 우리 민족의 민족정서에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략과 수난을 많이 받고 살아왔다. 이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 바이며 이 때문에 민족의 큰 의미로서의 결속력은 끈끈하며 한국인 개개인도 일개 개인으로 봐서는 상당히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마찮가지의 이유로 민족 내에서의 자잘한 갈등은 많은 편이다. 이게 무슨소리인가 하면. 우리는 살아남기 위하여 개개인이 강해져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실제로 개인의 성향이 굉장히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좁은 나라에서 강한 사람들끼리 경쟁을 하다보니 세계적으로 봐서도 상당히 강한 성격을 가진 구성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민족이나 국가와 비교할 때는 작고 힘없는 민족이기에 그 구성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려는 정서가 강한편이며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나와 '다름'에 대한 포용력이 약한 편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다보니 한국 내에서 정치나 문화나 모든 면에서의 토론은 양분론으로 가기 쉬운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내가 옳다면 상대방은 틀린것이고 내편이 아니라면 적이다. 그렇다면 적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굴복시켜야 할 존재가 되어버리고 마는것이다. 하지만 세상 일은 딱 옳고 그름을 따지는 양분법이나 하나의 시각으로 볼 수 없는것이 태반이니 단순히 친구들끼리 술자리에 모여 앉아서도 한국인들은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서로 설전을 벌이다가 심할경우 친한 지인들끼리 인신공격 및 주먹다짐으로 옮겨가는 경우도 허다한 것을 우리는 주위에서 보게되는 것이다.

  실제로 프로그램 중에 진중권씨가 분석한 내용은 대부분 맞다. 디워의 취약점은 제대로 지적해낸 것이다 문제는 이 문제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감정에 치우친 자세로 임했으며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비아냥 거리는 투로 전달을 했고 자기의 의견을 강압적인 자세로 강요했기 때문에 반대의견을 가진 네티즌의 입장으로써는 곱게 보일 리가 없는것이다.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것은 좀 더 겸손한 자세로 같은 내용을 전했다면 좀 더 순조로운 진행이 이루어졌을 것이며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어내기에도 수월했을 것이란 것이다. 네티즌들도 이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말하는게 고깝긴 하지만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나름대로 이사람도 심형래 감독이 만든 디워가 흥행 실패하기를 원하는게 아니라 차기작에서 좀 더 완성도 높은(평론가에게도 감동을 줄 만큼)의 작품을 준비할 수 있게 그 초석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이해를 해 주었다면 우리는 아마 서로 말꼬리 잡으면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하는 끝없는 논쟁의 수렁이 아닌 9월 디 워의 미국 개봉 이전에 작품성을 올리기 위한 대책이라던가 영구아트에서 개발한 특수효과 기술의 국내 영화계에서의 활용도와 같은 좀 더 건설적인 것에 대해서 토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 이 밤의추억을 안타깝게 한다.

- 제 2 부에서 계속됩니다 - <제 2 부 보러가기>

  스크롤의 압박때문에 부득이 연재를 하기로 했습니다. 위의 영상은 판도라 TV에서 링크했으며 혹시 안보신 분들이 관심 있으시다면 보시고 제 글을 읽어주십사 링크해 놓은 것입니다. 혹시나 저작권이나 이런 문제가 있을시 저작권 침해의 의도는 전혀 없으니 연락주시면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회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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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밤의추억(Nightme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