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추억의 추억상자]

세계일주 바이러스세계일주 바이러스 - 10점
노영훈.김선숙 지음/생각나눔(기획실크)
 

  밤의추억이 여행에 발을 들이고서 계속 꿈꾸어 왔던것이 바로 세계일주입니다. 이 책은 제목에서 쓴 대로 항상 세계여행에 대한 동경만을 가지고 살아왔으나 아직 실천이 없는 저 같은 여행자를 위한 책입니다. 부제로 '빚을 내서라도 세계일주를 해라!!!'라는 약간은 도발적인 문구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제목도 '세계일주 바이러스'입니다. 저는 방랑벽이라는 표현을 씁니다만 예전에 '여행의 기술'이란 책을 읽을 때 저자가 자신의 여행방법을 표현할 단어를 찾았던 것처럼 전염성 강하고 한 번 중독되면 헤어나오기 힘든 여행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참으로 적절하고 간단한 표현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도 여행과 평생을 함께 할 생각입니다만 이 책을 읽고 아직도 저는 풋내기임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여행은 다리에 힘이 있는 젊어서 하는게 늙어서 하는것 보다 낫다고 박박 우기며 어떻게는 한국 국경 밖으로 비집고 나가려고 하는 저 조차도 세계일주는 뭐랄까 전문여행자이거나 여행작가들 또는 여행사진가 들이나 할 수 있는 그런 일로 치부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저와 같은 사람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아니 해야 하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그런 보통사람의 여행기라서 이 책이 더욱 더 정이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세계일주 책 중에서는 가장 최신판이라 좀더 최신의 정확한 여행 및 물가 정보가 들어있기에 지금 세계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우선 저자는 노영훈씨와 김선숙씨. 듣도 보도 못 한 이름의 이들은 갓 결혼한 새색시 새신랑으로 정말로 우리시대의 소시민입니다. 남편은 영어학원 강사이고 부인은 무역회사 직원,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밤의추억은 아직 독신입니다만 우리가 자주 술잔을 기울이고 경제 한탄을 하는 주위의 친구들 중에 많잖아요 이런 사람들.. 하기사 요즘은 결혼한 친구들이 몽땅 맞벌이 부부더만요.

  어쨌던 2004년에 결혼했고 2006년에 세계여행을 떠났다고 책에 나와 있으니 깨가 쏟아질 시기에 약 2년동안을 아끼고 아껴서 세계여행에 올인을 했다는 것이니 참 이 부부 인물은 인물입니다. 특히 부인이 세계일주를 하지 않으면 애도 안 낳겠다고 엄포를 놓았다니... ^^; 거 참... 다른 부인들은 조금이라도 더 모아서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고 싶어할텐데요. 그러자고 직업도 버리고 전 재산을 털어 세계일주를 떠나기로 동의한 남편도 참 보통은 넘는 사람인듯 합니다.

  이 책은 국내에서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한 몇 안되는 한국인 작가가 한국인의 시각으로 쓴 세계여행 책입니다. 여태까지 국내에서 출판 된 세계여행 책들을 보면 대부분 작가가 외국인이거나 한국인이 작가라면 유명한 여행작가이거나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어딘가에서 스폰서를 받아 젊은 나이에 떠났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세계여행으로 유명한 한비야님도 아직까지 독신으로 지내시는 분이고... (거의 전설이죠 이분은)...예전에 리뷰했던 '벌거벗은 세계일주'도 독신인 두 여성이 결혼 전에 스폰서 받아서 여행을 했던 것이었구요. 정말로 여행하겠다고 제대로 된 가정을 가진 보통사람이 자비로 돈 모아서 직업 팽개치고 세계여행을 떠난 이야기는 이 책이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도 부부가...^^;;; 그것도 자그마치 1년 반동안... 뜨아~~~ (책을 읽다보면 여행하면서 부부간의 금술에 위기(!?!?!)가 있었다는 것을 보아 나름 굴국이 있는 여행이었던듯 합니다 ^^;;)

  책 내용도 이런 이들의 소시민적인 정다움이 듬뿍 묻어나옵니다. 글솜씨도 다듬어진 작가 내지는 여행 전문가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귀여운 친구 부부의 여행 무용담을 듣는 것 같이 재미있어 죽겠습니다. 근데 문제는 독신인 밤의추억은 약간의 염장질을 감수하여야 했습니다. 혹시 독신이신 분들은 읽으실 때 이 점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밤의추억이 여행하면서 가장 꼴보기 싫어했던 타입의 여행자들이니까요 이 두분은... 남녀가 짝을 지어 홍홍거리는....ㅠ.ㅠ (우어~~ 옆구리 시려버라~ 사진도 몽땅 짝짝꿍으로 찍어 놓았습니다. 누구 뒤로 넘어가는 꼴 보려구) 깨가 쏟아지는 새색시 새신랑이니 오죽 하겠습니까.... 쩝... 하여간 이들의 여행기에서 새로 접한 빈곤한 젊은 부부의 여행의 한 에피소드를 인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밤의추억이 먹을것 이야기에 집착한다고 뭐라 하기 없~~~기 *^o^*/)  

  
  북유럽으로 올라오면서 다른 여행자들을 통해 자주 듣는 말이 바로 '살인적인 물가'다. 코펜하겐 역에서 나와 환전부터 하는데, 환전 수수료(11%)가 만만치 않기도 하고 덴마크에서 돈을 많이 쓰지 않을 심산으로 조금만 바꾼다. 한참 동안 이 호텔 저 호텔을 드나들다가 그나마 덜 비싼 곳에 짐을 풀고는 저녁을 먹으러 나가는데, 아무래도 식당에서 사는 음료수가 더 비쌀 것 같아 작은 구멍가게에 들어가 콜라를 한 병 산다. 페트병 콜라가 터무니없이 비싸서 귀여울 정도로 작은 병 콜라를 1유로 이상을 주고 산다.

  근처 피자 가게에 "Pizza & Salad: Eat All You Can(무제한 리필 피자와 샐러드)"라는 푯말이 있어 들어간다. 가격이 66크라운이라는데, 우리에겐 63크라운밖에 없다. 아~! 아까 콜라만 사지 않았으면 저녁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을 텐데...... . 정말 후회스럽다. 피자만 몇 조각을 먹으려니 손바닥의 절반 만한 것 하나당 14크라운. 우리 둘이서 다섯 조각도 먹을 수가 없어 황당해하고 있자니., 중국에서 왔다는 주인처럼 보이는 아줌마가 여섯 조각을 우리 접시에 얹으며 그냥 먹으란다. 우리는 너무나 고맙ㅂ다며 피자 여섯 조각을 받아 들고 테이블에 앉아 콜라를 꺼낸다. 그것도 하필이면 병따개가 필요한 것이다.

  병따개를 빌릴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식당 규정상 외부 음료는 마실 수 없단다. 당황해 하는 우리를 보더니 그것도 괜찮다며 병따개를 가져다 주는 아줌마. 고맙고, 미안하고, 조금은 부끄러운 우리에게, 자기는 한국 영화와 음악을 너무나 좋아해 한국인들인 우리에게 잘 해주는 거라며 안심시키듯 말해준다.
 
  너무나 맛있게 먹고는 연방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식당에서 나온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 아까 콜라를 샀던 가게에 가서 빈 콜라병을 반납하고 1크라운(한국 돈 200원)을 받아낸다. 돈의 소중함이 팍팍 느껴지는 곳이다~ 결국, 1크라운은 우리의 souvenir가 되었다. - P164
  책의 느낌이 대충 이런 식입니다. 글만 읽어도 이들의 모습이 눈에 훤하게 보이지 않나요? 부부가 어떻게 하면 음료수 값 한푼이라도 아낄까 고민하는 모습, 이 때문에 생긴 시행착오에 아내에게 배부르게 한 끼조차 먹여줄 수 없다는 사실에 후회하는 남편의 모습, 둘이서 식당 계산대 앞에서 가진 돈으로 몇조각의 피자를 먹을 수 있는가 꼽아보는 모습, 설상가상으로 얻어먹는 피자에 아까 산 콜라를 따기위해 병따개를 빌려야 하는 민망함. 주인 아줌마의 친절한 배려에 안도하며 진심으로 감사하는 모습. 그 와중에 한 푼이라도 아끼자고 빈 콜라병을 반납하여 한국돈 200원 어치를 아끼는 아내의 모습, 그리고 부족한 여행에 기념품을 살 수는 없지만 받아낸 1크라운이 이들이 두고 두고 기억할만한 기념품이 되는 모습까지...  여지껏 읽어온 대부분의 여행서적배낭여행 서적이 한마리의 외로운 늑대가 산전수전을 다 겪어가면서 우리와 같은 중생들에게 자신들이 터득한 여행의 기법을 은근 자랑하면서 전수해 주는 느낌이라면 이 책은 보다 진솔하고 따뜻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아유~~~ 샘나라... 나도 나중에 저렇게 마나님과 여행하고 싶어라~~~

  험... 험... 하여간 뭐 이 책은 400여 페이지의 적지않은 페이지수를 풀컬러로 굉장히 센스있는 사진(커플 염장질만 빼면)들이 눈에도 즐겁고 내용도 재밌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갑니다. 대부분 혼자 여행하는 저와 같은 배낭여행자들에게도 생소한 커플 여행기이니까요. 오히려 동경의 대상이랄까나. 크크크. 1년 반에 걸친 6대륙 50여개국 140여개 도시 여행의 준비물, 경비와 상세 일정은 책의 뒷편에 일목 요연하게 정리해 주니 당장 세계여행을 떠나실 분들에 대한 배려또한 만점입니다. 그것도 최신 정보로... 위에서 보신 것 처럼 책 내용 중에도 현지 물가나 비용들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고로 조만간 떠나실 분들은 당장 이 책을 사서 정보 발췌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들도 이전에 '벌거벗은 세계일주'에서 소개했던 원월드 티켓을 이용하여 세계 여행을 하였습니다. 역시 한번 제대로 떠나려면 원월드 티켓은 참으로 유용한 수단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이들이 이를 위해 2명이서 준비한 기간은 일반 맞벌이 부부 수입으로 2년 1인용으로 계산하면 역시 나도 2년 정도 준비하면 떠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2년만 죽자 모아서 늙어서 죽기 전에 세계여행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허리춤에 꿸 수 있다면... 한번 해 볼만 하지 않나요?

  너무 칭찬만 했나요? 책장사로 오해받을 수도 있겠다는... ^^: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따뜻하고 정답고 유쾌한 여행기를 읽었습니다. 아마 제가 나중에 작정을 하고 세계여행을 떠난다면 아마 이 책의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왠지 빨리 장가가서 신혼여행을 세계여행으로 이들처럼 홍홍거리며 하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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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이들의 카페 주소가 있어서 들어가 보았습니다. 막 출간된 따끈 따끈한 신간서적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많은 세계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방문하셔서 질문도 하고 조언도 받아가시더군요. 유용할 것 같아서 링크 걸어둡니다. 근데 카페를 방문하고 또 알게된 사실... 이 양반들 또 올해 연말에 네팔하고 인도로 여행간답니다. 누가 이 커플 좀 말려주세요. ㅠ.ㅠ 저도 방랑벽은 불치병이란 말을 입에 달고 다닙니다만, 이 커플은 바이러스에 걸려도 아주 지대로 걸린 모양입니다. 하하하. 샘내면서도 은근히 이들의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는건 도대체 무슨 심리인지 누가 좀 알려주실분 안 계신가요? 혹시나 나중에 한비야씨처럼 유명한 부부여행가가 탄생하는 순간은 아닌가 은근히 기대해 봅니다. 하하하 그럼 밤의추억 이만 물러갑니다. 다들 즐겁고 안전한 여행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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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1001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1001 - 8점
마이클 브라이트 엮음, 이경아 옮김/마로니에북스


 


1001 Natural Wonders You Must See Before You Die

  밤의추억이 평소에 잘 아는 지인에게 빌려서 본 이 책은 거의 백과사전 정도의 아니 솔직히 일반 백과사전 두권 정도에 가까운 살인적인 두께를 자랑합니다. 원래는 미국 Barrons 출판사에서 나온 교육용 씨리즈 중의 한권입니다. 이 1001 씨리즈는 자연 절경 외에도 '죽기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1', '죽기전에 꼭 봐야할 그림 1001', '죽기전에 꼭 봐야할 정원 1001' 등등등  별의 별 죽기전에 꼭 봐야할 것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장르마다 1001개씩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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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종인 밤의추억은 과연 이것들을 다 보는 것이 가능할까를 계산해 봤습니다. 첫째 금전적인 면에서 한곳을 돌아보는데 5만원 씩만 잡아도 5천 5백만원이 들겠지요. 5불 여행자들도 어쩔수 없이 지출하게 되는게 교통비이니 뭐 대부분의 자연 절경들이 꼭 대중교통으로 접근성이 용이한 곳이 아니란 것을 감안해 보면 참으로 난감한 액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히만 봐도 고급자동차 몇 대는 날려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자 그럼 시간적으로 보십시다. 다 때려치고 한 곳을 보는 데 하루를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에 1001일이 됩니다. 햇수로 2.74 년이 되겠습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한군데씩 돌아 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2년 9개월 1일... 뭐 바로 옆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갈때 비행기로도 18시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정말로 누군가 스폰서 해주고 전용기(이것도 제트기여야 할듯)를 제공해 주지 않는 한은 3년 안에 끊는다는것은 불가능. 어쨌던 전업 여행가가 아니고서야 죽기전에 이 책에 나온 절경들을 다 보고 죽기는 어렵다는것... 안타깝지만 인정하고 넘어갑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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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그럼 왜 이리 많은 지면을 할애하면서 이 책이 죽기전에 꼭 봐야 한다는 주장의 택도 없음을 역설했는가 하면 바로 이 책의 가치를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이 책은 일반이이 죽기전에 다 보지도 못할 만큼의 자연 절경을 책 한권으로 엮었습니다. 그것도 자상하게 대륙별로 분류해서요. 우리 한반도는 북한의 백두산 /천지, 연주담, 구룡폭포/금강산, 만물상을 비롯 남한의 만장굴과 성산 일출봉, 주상절리 해안과 제주도, 환선굴(강원도), 일출봉, 한라산이 나와있습니다. 물론 줄줄줄 리스트가 나오는 중국이나 이런 나라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우리나라에 제주도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헤헤헤. 어쨌던 이 책을 보면서 이책은 한번 읽고 넘어가기 위한 책이라기 보단 소장을 위한 책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아! 가보고 싶다." 싶은 생각이 드는 절경들을 단지 몇 초도 안 걸리는 책장 몇 개 넘기는 동작으로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됩니다. 본래 시리즈의 목적이 교육용이니 만큼 집에 한권 구비해 두고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세계를 향한 꿈을 키우게 한다거나 지리에 관심이 있는 분이거나 또는 풍경촬영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이 책도 사람이 만든 물건인만큼 단점도 있습니다. 우선은 너무도 많은 자연 경관을 약 1000페이지의 책에 밀어넣다보니 사진과 설명이 약간씩 부족한 면을 보입니다. 아마도 그 모든 곳의 최적의 경관 사진을 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끔은 사진이 없거나 경관보다는 유명한 동물사진이라던가 이런 것들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책의 본래 취지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어쨌던 여행이나 풍경촬영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겐 강추.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여행서적이나 백과사전을 참고하여 보완하시면 이 여행 경관을 보기위한 여행 계획을 짜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백과사전은 어떤 곳이 있는지 미리 알고 있지 않는 한 찾아보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한마디로 좋은 절경만 따로 모아놓은 백과사전이라고 표현하면 정확하지 싶습니다. 어쨌건 좋은 책을 빌려보게되서 즐거웠던 밤의추억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시간날때 서점에가서 한번 훑어 보시면서 당장 가지는 못해도 세계의 절경으로 머리를 식혀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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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영혼을 깨우는 여행의 기술여행자의 영혼을 깨우는 여행의 기술 - 10점
롤프 포츠 지음, 강주헌 옮김/넥서스BOOKS

  안녕하세요 밤의추억입니다. 이번에 또 재미난 여행책을 하나 발견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인데요. 책 제목을 보면 무었이 연상이 되세요? 흠.. 뭐 국경에서 국경경비원에게 뇌물을 적게 주고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이나 국제 화물선을 타고 다른 대륙으로 밀항하는 방법, 적어도 배낭을 효과적으로 꾸리는 방법 등 여행에 필요한 노하우나 기술적인 판타스틱한 배낭여행 팁들이 득시글 득시글 들어 있어야 할 것 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하지만 밤의추억이 면밀히 검토해 본 결과 이 책의 본문 안에는 이런 여행팁이 많지는 않습니다. 이런 여행팁을 기대하셨다면 한마디로 번역하신 강주연님의 의역에 낚인거죠. 그러나, 책 안에는 보다 근본적이고 유용한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여행에 대한 선배 여행자들의 조언들과 여행에서 자유를 추구하기위한 자세 등등. 재밌는 것은 아마 편집자가 이책 제목의 오해의 소지에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본문과는 별도로 섹션을 마련하여 여행비를 마련하는 방법, 문화적 특성에 따른 대처법 등등 훌륭한 팁들을 책 각 단원의 끝에 정리하여 놓았습니다. 솔직히 이 책은 여행서적이라기 보다는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철학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좀 더 나의 여행의 철학을 구체화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가는 그런 작업에 효과적인 서적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Vagabonding' 입니다. 베가본딩이 뭔가 궁금했는데 책의 서두에 그 설명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때 나는 내 식의 여행에 꼭 어울리는 낱말을 찾아내고 싶었다. 질서있는 세계를 떠나 크게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하는 여행을 표현해줄 완벽한 말이 없을까? 배낭여행(backpacking)은 너무 막연한 표현인 듯했고, 세계의 만유(globetrotting)은 지나치게 잘난 척하는 단어처럼 들렸다. 또한 투어링(touring)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결국은  배거본드(vagabond)-일정한 거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 라틴 어에 어원을 두고있다-를 재미있게 변형시켜 배거본딩으로 결정했다." P12

  결국은 저자인 롤프 포츠가 자신의 여행 방식을 특별한 단어로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냈다는 말입니다. 밤의추억은 꽤 오랫동안 배낭여행을 했지만 한번도 내 여행방식에 나만의 이름을 붙여야 겠다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역시 같은 여행을 하더라도 저하고는 생각하는 수준이 차이가 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 하고 감탄사를 내뿜은 밤의추억, 당췌 이 사람은 어떤 여행을 하기에 일반적인 말로는 자기의 여행 방식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고 느꼈을까 그리고 내가 하는 여행과는 과연 어떤 다른 점이 있는 것일까 호기심도 충만해진 김에 후딱 후딱 책장을 넘겨보았습니다 .

  그런데 책을 읽어보면서 롤프 포츠씨가 하는 여행의 방식을 가만히 살펴보니 대부분의 장기 배낭여행자들이 취하는 방식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차이라면 대부분의 배낭여행자들이 보고 즐기고 느끼고 다음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나기 바쁘다면 저자는 맘에 들면 현지에서 취직을 해서 일하면서 일년 이상도 한 곳에서 머무른다는 것 정도인데... 하지만 이 역시 작은 차이지만 사실 엄청난 차이입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돌아가기 위한 여행을 합니다만 포츠씨의 배가본딩은 여행이 곧 생활이며 자신이 있는 곳이 곧 삶의 터전입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제약 하나까지도 벗어버린 이런 방식이야 말로 어쩌면 포츠씨가 추구하는 진정한 자유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책에 인용되어있던 피코 아이어(Pico Iyter)의 말을 인용해 봅니다.

떠난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 뭔가가 마음에 맞지 않기 때문에 방향을 바꾼 것이 아니다. 당신이 일상ㅇ적인 틀에 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떠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떠나는 것은 불만의 토로가 아니라 긍정적 선택이다. 인생의 여정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한걸음 내딛는 것이다. 직장이든 습관이든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쪽으로 계속 움직이기 위한 방향 전환이다. " P 38
  책을 읽는중에 재미난 사실을 한가지 발견했는데 이 포츠씨가 한국과 인연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부산에서 2년동안 영어 강사를 한 모양인데 한국에 대한 인상이 깊었는지 책에서 여러번에 걸쳐서 언급을 합니다. 포츠 씨의 한국에 대한 인상이 재미있어서 아래에 발췌해 놓았습니다. 한국과 인연이 있다니 왜인지 더 정이가는 밤의추억입니다.
여행 경비를 마련하려고 거의 모든 직업을 섭렵했지만, 대한민국 부산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보낸 2년의 시간은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때 나는 영어를 가르치면서 아시아의 사회 풍습에 대하 많은 것을 배웠을 뿐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행위 자체가 배거본딩의 훌륭한 연습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부산에서 짖낼 때 나는 에어조던 농구화를 신은 승려를 만날 수 있었고, 유니폼을 입고 판촉물을 나너주는 스튜어디스를 보기도 했다. 내가 손을 흔들며"헬로우!"라고 외치는 어린 소년들과 노상에서 방뇨하는 노인들을 보았다. 또한 발걸음까지 멈추고 '에델바이스'를 울려대는 야채장수의 스피커를 물끄러미 쳐다보기도 했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나는 내게 영어를 배우는 샐러리맨과 미니스커트를 입은 어린 접대부들과 <캘리포니아 드림>을 흥얼대면서 권태와 싸우고 있었다. 어쨌든 보수는 꽤 좋았다.p56
물론 여행 중에도 실수를 저지르기 마련이다. 미덥지 못한 장사꾼들이 당신을 속이려 할 수도 있고, 문화적 관습을 잘 몰라 그곳 사람들의 감정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또한 낯선 세계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하는 여행자들이 있지만, 이런 실수도 배우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라. 그래서 한국인들은 " 네 조상들처럼 시련을 겪지 않고 어찌 극락정토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밤의추억주. 한국에 이런 속담이 있던가?!?) 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 누구나 처음에 는 초보자일 수 밖에 없다. 나는 남들과 다를 것이라는 섣부른 자신감은 만용이다.p110


이런 문화의 차이를 책에서 읽는 것과 몸으로 경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다. 요컨데 문화의 정체성은 지적인 것이 아니라 본능적인 것이다. 달리 말하면 몸가짐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낯선 다른 사람의 풍습에 어떻게 본능적으로 반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예컨데 내가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칠 때였다. 격실을 따지지 않는 내 수업 방식에 학생들이 이상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나는 크게 당황한 적이 있었다.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대학생이거나 그또래였다 그. 그래서 나를 선생이라기보다 친구라고 여긴다면 더 효과가 있으리란 생각에 커피숍이나 술집에서 수업을 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그런 파격적인 수업 분위기를 좋아했지만 내가 그들을 '친구'라고 부르면 조개처럼 입을 다물었다. 마침내 한 여학생이 "우리는 선생님의 친구가 아닙니다. 우리가 결코 선생님의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음에 나는 그런 반응을 나에 대한 적의로 받아들였다. 내가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반응한 것이라 생각하고 한동안 울적한 기분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몇 달 후 , 한국인이 생각하는 우정과 서양인의 그것이 무척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나는 울적한 기분을 씻어낼 수 있었다. 유교 문화에서 '우정'은 비슷한 사회적 지위를 지닌 사람 간에 가능한 것이었다.따라서 선생님을 윗사람이 아니라 친구로 대하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큰 무례를 범하는 것이었다.  p129-130

  이 책을 읽으면서 밤의 추억은 자신의 여행을 한번 반성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행 철학서답게 여행을 하면서 추구하는 바에 대한 고찰과 여행자들이 흔히 범하게 되는 자유와 방종에 대한 비판의 견해도 들어있습니다. 여행과 관광의 차이가 흔히 생각하는 가이드의 유무, 정해진 관광지를 갔는가, 얼마나 저렴하게 갔는가 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어떤 시각을 가지고 여행을 하느냐 여행을 하면서 무었을 배우고 느끼는가 그리고 사진 이외에 무었을 남겨오느냐의 차이로 결정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얻기 위해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방법에 대하여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여행을 시작하시는 분들이나 여행을 좀 하셨다고 자부하시는 분들도 한번 읽어보시면서 자신의 여행 방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체계적으로 생각해 보고 여행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돌아보시는 시간을 가지신다면 앞으로의 여행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각 장의 끝에 마련된 티핑포인트에는 많은 웹사이트 서적등과 원하시던 여행 팁들이 정리되어 있으며, 베거본딩스토리 그리고 우리시대의 배거본더 섹션은 그야말로 여행의 진수를 맛본 선배 여행자들의 진심어린 충고와 철학이 들어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밤의추억은 자신의 지금까지의 여행을 한번 깊히 반성해 보았습니다. 내가 다니는 여행이 단순히 관광지를 저렴하게 찾아다니기만 하는 그런 여행이 아닌가? 여행을 하면서 나는 무엇을 보는가? 여행 전과 후가 나는 어떻게 변했는가? 내가 여행하면서 그 지역의 문화를 과연 진정으로 이해하고 내것으로 만들었는가. 여행을 하며 나는 내가 알지 못하던 나를 찾아냈는가?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머리가 많이 복잡했습니다. 한참의 고민 끝에 한가지 확실해 진 것이 있었습니다. 역시 좀 더 여행을 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환율 시대, 여행비 마련의 어려움, 안정된 직장과 생활에 대한 욕심등등 여행을 주저하게 되는 일들이 끝없이 일어나지만 확실히 아직 저는 여행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아직 롤프 포츠씨 처럼 어떤 내 여행에 대한 철학을 가지기엔 부족할 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도 꾸준하게 나만의 것을 찾을 때까지 여행을 해 보고 싶습니다. 2009년이 시작되고도 한달... 과감하게 자유인을 선언하고 또 한 번 내가 익숙하고 편한 것들을 떠나기 위해 저에게 충분한 자극을 준 책이었습니다. 그럼 밤의추억 이만 물러갑니다. 여러분들도 즐겁고 안전한 여행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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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밤의추억입니다. 2008년 한 해는 저 밤의추억 개인적으로도 또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정말 다사다난한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무자년을 마감하면서 밤의추억은 지난 2008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돌아보면서 느낀 것은 저같은 경우는 가족중 건강의 문제 때문에 연초에 세웠던 많은 계획들을 반도 실행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실망감도 아쉬움도 들지만 올 한해는 밤의추억에게 계획되지 안않던 훨씬 더 소중한 것들을 깨닫게 해 준 한 해였습니다.

  저의 닉네임인 밤의추억은 삶을 살아가면서 힘들고 괴로운 시점을 밤이라고 표현한다면 캄캄하고 힘든 지경에 있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캄캄한 밤하늘의 별과 달 처럼 어두움 속에서야 겨우 보이게 되는 그런 소중한 것들도 있기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이렇게 지었습니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올해만큼 제 닉네임과 어울리는 삶을 산 적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살다보면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많은 어려운 일들이 생깁니다. 요즘은 경제난과 취업난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앞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물론 그 상황이 두렵고 괴롭겠지만 밤의추억은 우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상황에서 우리 자신을 연민하거나 불평하는데만 집중하지 않고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것에 집중한다면 분명 어려움도 이겨내고 계획하거나 의도하지 않았던 우리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선물로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이제 2008년은 과감하게 보내고 새로은 2009 기축년을 맞이하면서 또 다시 희망찬 계획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밤의추억은 2008년 한해를 보내면서 희망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어려운 시간을 버텨내려면 현실적인 판단력과 희망이 필수요건임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밤의추억도 겸허한 마음으로 다시 희망찬 2009년을 계획해 봅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에게 이야기해 주는 그런 희망보다 내가 만들어가는 나만의 희망을 계획하려고 합니다.

  새해에는 이 블로그에도 좀더 많은 사람이 도움을 받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내용들로 꽉 채울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흔히 인생을 여행에 비교하곤 합니다. 밤의추억은 여행을 다니면서 인생을 많이 배웠습니다. 앞으로 더 배울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말이죠.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여러분들과 앞으로도 더더욱 많은 것을 배워나가고 싶습니다. 여러분 2009년에도 힘내십시요. 화이팅! 그럼 밤의추억은 이만 물러갑니다. 2009년 기축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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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의추억의 추억상자에 자주 들리시는 분이라면 아마 이전에 밤의추억혐한랩을 분석 했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혹시 새로 오신 분들을 위해서 이전 글들은 아래에 링크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유튜브를 돌아다니다가 그에 대응하는 한국 랩이 나왔길래 또 아니 전해 드릴 수가 없더군요. 제목은 '너와 난 너무 China"입니다. 이전의 혐한랩 링크도 유튜브에서 찾아 링크하려고 하였으나 번역된 버전을 찾기 힘들고 어떤 영상은 블라인드 처리가 되어있어서 국내 동영상 링크로 올립니다. 이전에 링크했던 곳하고는 다른 곳을 선택한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링크가 깨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경에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올라온 것 같은데 뒷북이라면 뒷북이지만 아직 접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우리의 속담인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선은 예전에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라는 제목의 혐한랩입니다. 두 곡이 배틀 형식이 되므로 이전것을 들어보고 들어봐야 그 맛을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자 이게 논란이 되었던 demonkay의 '개'라는 제목의 혐한랩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아비뇽 님의 "너와 난 너무 China'

  랩을 들어 본 제 감상은 마지막 부분을 빼고는 전체적으로 수위 조절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Demonkay라는 중국 래퍼는 한국인 전체를 싸잡아서 욕을 한 반면 이 동영상을 만든 한국 래퍼는 노래 전체에서 명확히 이 중국 래퍼에게만 초점을 맞추어 훨씬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랩 차체의 흐름(Flow)도 가사의 운율도 월등하군요. 영어가사의 영어 운율까지 맞춘걸로 봐선 이 랩을 만든 사람이 영어권 나라에서 유학하는 유학생이거나 외국 체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어도 어색하지 않고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 놓은것으로 봐서는 교포는 아닌듯 싶고요. 마지막에 총을 찾는 것을 보니 총기를 접하는게 비교적 자유로운 미국계의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20090102 추가: 문스담장노님의 제보로 이 곡이 웃대에서 활동하시는 아비뇽 님의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문스담장노님 감사합니다.)

  제가 이 랩을 높게 평가하는 점은 만약 이 랩이 혐중랩 이란 식으로 소개가 되었거나 Demonkay란 래퍼처럼 중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싸잡아서 욕을 한거라면 아마 소개하는데 주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체 가사에 걸쳐서 이 랩이 한국 안티 래퍼인 Demonkay에게 한정된 랩임을 명확하게 하는데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사의 내용도 이전에 이 Demonkay란 래퍼는 근거도 없는 중국내에서 떠도는 오해나 소문에 근거한 것이 많았다면 이 랩은 국제 언론에도 보도된 적이 있는 사실을 근거로 만들었으므로 참으로 이 랩을 반박하기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밤의추억은 이런 점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네티즌들이 이런 국제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 반응을 할때 너무 극단적인 감정에만 치우친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감정적으로만 반응한다면 감정에 감정을 더한 감정의 낭비만 있을 뿐입니다.

  밤의추억은 평화주의자이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눈치를 보며 욕하지 말자는 정치적인 소리나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욕 먹을만한 사람이 있다면 욕을 해도 되지만 욕을 할 때 하더라도 이 랩에서 보는것 처럼 오해의 소지를 줄여서 공격을 하더라도 정확하게 타겟 목표를 정하여 무의미하게 일반화 하여 불필요한 감정을 증대시키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작정 감정에 휩싸인 욕을 하기 보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정확하게 반박해야 합니다.

  인터넷의 덕분에 세계는 좁아지고 있습니다. 기분 나쁜 일이 있다고 일차원 적인 욕설이나 세계에서 한국인 망신을 시키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하며 덧글 하나를 달아도 책임감 있게 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사천성 지진이 천벌이니 뭐니 했던 그런식의 대응은 누가 봐도 욕 먹을 짓이므로 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랩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랩 문화라고는 하지만 마지막에 총에 관련된 부분은 약간 조절해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만 원래 미국계 랩 문화에서는 총에 대한 언급이 흔히 있는 일이니 뭐라고 단정 지을 순 없겠습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속이 후련해 지는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중국에도 좋은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혐한랩을 부른 Demonkay란 청년처럼 그리고 많은 한국에대한 글에 무작정 악플만 다는 삐뚤어진 사람들도 있지만 말입니다. 인터넷에서 한국인들은 이미 세계인입니다. 인터넷 사용문화 또한 그에 걸맞게 성숙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밤의추억의 글에 댓글을 다실 분들은 좀더 성숙된 댓글을 달아주시길 기대해 봅니다. '짱X'니 뭐니 비속어만 난무한다면 밤의추억은 실망할껍니다.

  그리고 이 랩을 포스팅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혐중랩'이나 '혐짱X랩' 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하시는데 랩의 내용을 보면 분명히 이 랩은 중국인을 욕하는 글이 아니라 혐한랩을 만든 Demonkay란 래퍼를 욕하는 것입니다. 이 랩의 제작자도 분명 심사숙고해서 이렇게 한 것일테니 제작자의 확고한 의도를 사소한 본인 감정으로 왜곡시켜 이 곡의 전체적 의도를 망치고 갈등만 가중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럼 오랜만에 스트레스 좀 해소하셨길 바라면서 밤의추억은 이만 물러갑니다.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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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여행과는 무관한 강연 후기를 하나 포스팅 해야겠네요. 우연한 계기에 밤의추억이 사는 청주의 한 대학에서 국내의 대표적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CLO(Cheif Learning Officer)이자 현 카이스트 석좌교수안철수씨가 강연을 온다는 첩보를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안철수씨라고 하면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V3 바이러스 백신의 개발자입니다. 아마 안철수 연구소를 모르는 분들도 V3라는 제품은 익숙하시겠지요. 흠... 밤의추억이 사는 청주에는 흔히 오지 않는 기회... 두 말 할 것 없이 학생은 아니지만 열 일 제쳐놓고 도강하러 달려갔습니다. ^^: 다행이 쫓겨나진 않았습니다. 히히힛

  강연이 시작되고 안철수씨의 약력이 소개될 때 특이한 것을 하나 발견했는데 안철수 연구소에서 안철수씨의 직책이 CEO(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닌 CLO(Cheif Learning Officer)라는 것인데요. "CLO가 뭐지?" 속으로 궁금했는데 안철수씨의 강연을 듣다가 그 이유를 듣게 되었습니다. 분명 안철수씨는 안철수연구소의 설립자이자 CEO였지만 이제는 자의로 CEO를 그만두고 경영을 도와주고 기업가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하며 벤쳐 산업에 기여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새로운 직책을 맡았다고 합니다. 참 독특한 분이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구는 CEO되려고 별의 별 짓을 다하고 한번 CEO가 되면 또 안 내려오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하기사 의대와 의대 교수도 그만두고 기업가로 전향하신 분이니... 어떤면에서는 안철수씨 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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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추억이 찾아간 청주시 한 대학의 강연장 모습


  강연의 주제는 "안철수연구소 사례를 통해서 본 국내 벤쳐기업의 성장과정" 이었습니다.  밤의추억에게는 안철수씨를 직접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첫인상이 기업의 CEO였던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조분조분하고 침착한, 그러나 진실되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강연을 이끌어가는 안철수씨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이름을 건 회사라서 그런지 참 애정을 가지고 키워왔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안철수씨가 안철수연구소의 CEO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이 그만큼 회사가 안정되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뜩 지금 주가도 많이 내렸는데 안철수연구소 주식 좀 사 놓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철수씨가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 것들을 차근 차근 실행해 나간다면 아마도 시행착오는 거치겠지만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안철수연구소가 기업 지배구조를 가장 건실하게 도입한 한국 IT 기업워킹 모델이 될 테니 말입니다. 투자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연의 내용은 안철수씨 개인과 그와 동반하여 같이 성장해 온 안철수연구소의 변화 그리고 안철수씨가 생각하는 경영철학 및 한국 IT 벤쳐의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짧았지만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고요. 그런데 두 시간에 걸친 강연을 보고난 감상이 어째 경영 세미나라기 보다는 자기계발 세미나를 들은 기분이었습니다. 아마도 대학생들을 위한 강연이라 그런 배려를 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밤의추억에게도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시간도 되었고 정말 오랜만에 다시 학생이 된 것 같은 감상에도 젖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용도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고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과 경영 쪽 주제였지만 일반인이 듣기에도 부담없이 쉽게 잘 풀어내 주시더군요.

  강연의 내용중 밤의추억에게 와 닿았던 부분은 개인적인 면에서는 안철수 씨가 살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원칙과 기업가적인 면에서는 그가 생각하는 기업의 목표에 대한 정의였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오늘날의 안철수씨를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싶어서 소개를 해 볼까합니다. 웬만한 자기계발 서적을 읽는 것 보다 훨씬 더 간단하고 공감이 가면서 안철수씨가 그의 인생으로 보여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책에서 흔히 보이는 멋드러진 말들 보다는 신뢰가 간다고 생각이 듭니다.

  안철수씨는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에 미래를 위한 객관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크게 세가지의 원칙을 놓고 결정을 한다고 합니다. 첫째는 일의 본질. 즉, 이 일이 의미있는 일인가. 둘째, 내가 열정을 가지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인가?  그리고 셋째, 내가 그 일을 잘 하는가입니다. 참으로 단순 명료한 말이지만 마음에 와 닿더군요. 그리고 그 객관적인 결정을 방해하는 요소로 세 가지를 지적했는데요. 짜증나게도 그 세 가지가 다 밤의추억과 익숙한 녀석들 이더군요. 아마도 밤의추억이 우유부단한 탓은 요 세 녀석들을 정복하지 못해서가 아닌가 반성해 보면서 여러분들도 요녀석들을 조심하시라고 열거해 보겠습니다.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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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하지만 진실되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

  첫째, 새로운 결정의 순간 만큼은 그 과거는 잊고 현실에 충실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사 지금의 삶이 굉장히 성공적인 삶이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사람은 한번 실패를 하면 자신의 결정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어 과감한 결정을 내릴 때 주저하게 되고 또 자그마한 성공을 이루더라도 그것을 지키려 본능적으로 결정에 주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과거들은 미래를 위한 객관적인 결정에 방해가 된다는 것인데요. 참으로 일리 있는 말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과거에 의사와 의대 교수를 그만두면서 그리고 이번에 안철수 연구소의 CEO 직을 내려놓으면서 의대교수도 그리고 건실한 기업의 CEO도 둘 다 굉장히 성공적이고 장래가 유망한 삶이었기에 결정을 내리기가 정말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은 그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볼때 그는 자신의 이 원칙에 충실하게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주위에서 왕년에 날렸던 사람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술자리에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입니다만... 밤의추억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래서말인데 어쩌면 과거에서 자유로와질 수 있다면 오히려 현실과 미래에 도움이 되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반성해 봤습니다.

  둘째, 지금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한 주위사람의 평가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참 도리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가족과의 유대감이 중요하고 튀기 싫어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서양보다 이 부분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함을 밤의추억여행을 하면서 경험한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리면 부모님은 무어라고 생각하실까.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이런 것을 생각하다보면 결국은 그 결정을 내릴 때 까지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결국은 객관적인 근거 없이 망설이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특히 진로 결정이나 이런 문제를 놓고 부모님과 이견이 있을 경우 그리고 사회인들 같은 경우는 이직을 고려한다던가 할 때에 특히 이 부분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이런 부분에서 고민하는게 인간인 이상 당연한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이런 부분들이 결정을 주저하게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우리 주위에서도 이런 저런 사정이나 주위의 시선 때문에 결정에 갈팡질팡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 때문에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고 원망하는 사람들도 같이 보게 됩니다. 역시 결정은 자신에게 충실하게 내리는게 좋은것 같습니다. 밤의추억블로그 포스팅에서 이 점을 극복해야한다고 느꼈습니다. 읽을만한 글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이 언제부터인가 부담감으로 작용했는지 글을 써도 글이 나오질 않더군요. 글재주가 없어서 그런 면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 글을 다른 사람이 읽으면 어떻게 평가할 가에 너무 치중한듯 싶습니다. 반성하고 고쳐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셋째, 결정한 일의 결과에 대해 미리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잘 되지 않을 것이라면 시작 안하느니만 못하다. 뭐 이런 사고방식인데요. 밤의추억도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살면서 오는 많은 기회를 그냥 놓쳐 버리는 경우가 많은것 같습니다. 너무 고민만 하다가 흐지부지 되는 것들도 많고요. 또 너무 이것 저것 재고 따지다가 결국은 어떤 결정되 내리지 못 하고 시간만 지나가는 때도 허다하고요. 결과야 어떻게 되었던 만약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옳고 가치가 있고 즐겁게 할 수 있으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기도 전에 고민하느라 에너지를 허비하기 보다는 이쪽이던 저쪽이던 결정을 내리고 결과에 따라서 일을 계속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그만 두고 다른 일을 찾을것인지를 찾아보는 것이 생각해보면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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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엄있는 모습보단 친근한 모습으로 강연중인 안철수 교수

  물론 일반적으로 이런 방해요소들을 피해가면서 위에 열거된 원칙에만 의존하여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런 기준에 의해서 결정을 내렸던 안철수씨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참으로 대단하단 생각도 들고 나름대로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어떤 신빙성 같은것도 느껴지는군요.

  또 한가지 밤의추억안철수씨가 참 난 사람이라고 느낀것은 그가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이 아니다' 라고 말한 때 였습니다. 너무 이상주의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안철수씨는 "수익은 결과이지 목표가 아니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자세히 돌아다 보면 여지껏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배워왔던 정의인 " 기업의 목표는 수익창출이다" 라는 이 생각 때문에 정말로 많은 소중한 가치들이 잊혀져 갔으며 "수익만 생길 수 있다면 어떤 짓을 해도 괜찮다" 라는 부작용 들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오늘날 기업인들이 사람들로부터 착취계급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도 모두 다 이런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만약 정말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수익을 최대의 목료로 두지 않고 가치창출을 위해서 노력한다면 어쩌면 수익이라는 것은 그 결과로써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주와 객이 전도되다 보니 비 양심적인 업주에 기업가에 뇌물 수수와 같은 정치 비리도 생기고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도 생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무쪼록 안철수씨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경영인이 더욱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혹여 안철수씨가 추구하는 것이 너무 이상론 적인 것이라 해도 밤의추억은 그를 응원할 것입니다. 분명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세상에 많아지면 세상은 살기 좋아 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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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 주고 있는 안철수 교수


  글을 쓰다 보니 또 말이 꽤나 길어졌습니다만 안철수 씨의 강연을 들으면 2시간 가량 정말로 좋은 경험을 했고 또 듣고 느낀 것을 밤의추억 자신의 삶에도 적용해 보며 자신에 대한 것도 많이 깨달은 것 같습니다. 아마 안철수씨는 앞으로도 많은 강연을 다니실 것 같으니 여러분들도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놓치지 말고 가서 한번 안철수라는 사람을 한번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마침 밤의추억은 안철수씨가 저술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과 '영혼이 있는 승부'라는 두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이 기회에 가서 저자의 사인을 직접 받아왔습니다. 역시 유명인이다 보니 저자 사인회도 아닌데 저처럼 책을 준비해 와서 사인을 받는 학생들이 많더군요. 우루루 몰려드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이름을 적어주며 사인을 해 주는 안철수씨의 모습에서 겸손하고 다정한 인간미 넘치는 차세대의 경영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지금까지의 경영인들이 카리스마적이며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고 정주영 회장 스타일의 리더였다면 아마도 차세대의 경영인들은 안철수씨처럼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으며 상생을 추구하는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그런 사람들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자 그럼 밤의추억은 다음에 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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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고베.교토오사카.고베.교토 - 8점
정구미.김미정 지음/안그라픽스



  이번에 소개 할 책은 저번에 서평을 올렸던 재일교포 2.5세 노란구미 님의 '한국, 일본 이야기'(밤의추억의 서평 보러가기)에 이은 노란구미님의 여행 정보 서적인 "재일교포 2.5세 노란구미 일행의 일본여행 오사카, 고베, 쿄토" 입니다. 이 책은 정구미님과 그 친구 김미정님이 일본의 오사카 고베 교토 지방을 여행하고 나서 쓴 책으로써  밤의추억은 일본 큐슈지방 여행을 계획할 때 참고하고자 구매하였는데 받아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기행문인줄 알고 샀는데 받아보니 이것도 만화책이었습니다. 게다가 기행문이라기 보단 여행 정보서적에 가까왔습니다. 아마도 노란구미님 직업이 만화가 겸 일러스트레이터라서 이렇게 기획한 것 같습니다. 어쨌던 만화책을 좋아하는 밤의추억이기에 불만없음...

  천천히 읽다보니 거 참 이 책 정말 독특하더군요. 지역 지역마다 맛집소개와 유명한 음식소개는 물론 각 여행지에 얽힌 사연들까지... 그리고 대부분 일반 여행 가이드 북에는 나오지 않는 현지인들한테 소개받은 듯한 그런 내용들로 가득 차 있는 겁니다. 아마도 밤의추억오사카 고베 교토 지방을 여행할 때는 거의 보물창고 같이 활용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엄청난 양의 음식 소개입니다. 노란구미님도 밤의추억 처럼 음식에 집착하는 여행을 하는 모양이더군요. 특히 여성분들 취향의  케이크 및 아이스크림 등등을 판매하는 제과점이나 길거리 음식 또한 귀여운 악세사리나 인형 등등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으니 아마 일본여행을 가실 여성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정보를 제공할 듯 싶습니다.  

  그 외에도 특정 음식을 먹는 법이나 특정 장소에서 행동하는 법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잘 나와 있어 여행가서 외국인 티를 덜 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오사카 지방 방언과 그 용법까지 설명해 주니 말 다했지요. 참으로 친절하고 세세한 안내서입니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이 책의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음식들이 전부 삽화로 그려져 있다는거... 그림은 이쁘고 아기자기해서 좋은데 문제는 우동이나 라면이나 그림만으로 보면 그놈이 그놈 같다는...ㅠ.ㅠ 아 딴건 몰라도 음식은 사진으로 넣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그러나 귀여운 그림으로 그려진 음식들을 보고 있자면 참으로 정성들여서 만든 책이구나 알 수 있었습니다.

  또 한가지는 먹을것이나 볼것들에 너무 집중한 나머니 교통이나 지리 그리고 숙박정보등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서 도저히 이 책만 가지고는 여행이 힘들 것이란 판단이 든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지도 조차도 다 삽화로 그린 약도들이니까요. 이 책의 가장 효과적인 사용법은 여행자 가이드를 하나 사시고 여행지에서 먹고 보고 마시고 싶은 곳을 선정을 할 때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현지에서 유학이나 체류를 하시는 분들은 책에 나오는 곳을 시간 날 때 돌아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아 참 여자친구가 있으시다면 데이트 코스 물색에도 큰 도움이 될듯. 워낙 내용이 여성 취향의 간식이나 군것질거리가 많다보니... 하지만 남자분들이나 배낭여행객이 눈독을 들일만한 할인정보나 저렴한 음식정보도 많아서 은근히 쓸모가 많을 것 같습니다.

  책은 오사카, 고베, 그리고 교토 지방을 순차적으로 설명하는데 아무래도 볼거리가 많은 쿄토 지방에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게다가 특히 쿄토지방은 노란구미님 나름대로 여행 코스를 A, B, C, D로 정리해 놓아서 여행 루트를 짤 때에도 큰 도움이 될듯 합니다. 이 지역은 약도도 나름대로 도움이 될 것 같으나 역시 웬만큼 일본에 익숙하지 않다면 이 책만 가지고 현지 내비게이션은 무리 무리. 현지 지도나 여행자 가이드의 도움을 받으시길...

  어쨌건 이 책의 내용은 뭐랄까 다른지방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야 여기는 뭐가 맛있냐?"라거나 "여긴 어디가서 놀면 좋으냐?" 이렇게 물어보면 나올 법한 외부인이 범접하기 힘든 현지인들만 아는 재미들로 가득 찬 책입니다. 뭐 "김치찌개는 어느가게가 맛있고 청국장은 여기가 맛있고 그리고 보리밥을 먹으려면 역시 이 가게를 가야해...." 이런 느낌? 아마도 오사카 고베 교토 지역을 꽤나 다녔다는 분들도 이 책을 보면 '오호~~! 이런 곳이 있었어?" 하며 무릎을 착 치게 될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가면서 늘어나는 일본에 대한 소소한 지식들도 역시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이 책은 밤의추억과 같은 빈곤한 배낭여행자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겠군요. 맛있는 군것질 꺼리 위주의 음식 설명이 많아서 여기 나와 있는데로 먹고 돌아다니다가는 여행경비가 순식간에 오링나 버릴듯...ㅡㅡ; 자 그럼 밤의추억은 이만 물러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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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밤의추억(Nightmemory)




  역시 책을 선택할 때 가장 영향력을 주는 것은 책의 제목인가봅니다. 밤의추억이 '재일교포 2.5세 노란구미의 한국 일본 이야기'라는 책 제목을 접하고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재일교포 2.5세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재일교표 2.5세라..." "2세면 2세고 3세면 3세지 2.5세는 뭐야?"하는 궁금증이 가장 먼저 들었거든요. 책을 읽으면서 어째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적절한 표현이란 생각도 들었고요.

  저자인 정구미씨의 설명에 의하면 자신의 아버지는 재일교포 2세이고 어머니는 한국인이라서 자신은 2.5세다 라고 설명합니다. 문뜩 예전에 미국에 조기유학 바람이 불었을 당시 유학생들 사이에서 자신들은 1.5세라는 표현을 들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5'라고 하는것은 무었인가 중간에 끼어있는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를 표현할 때 꽤나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은 만화책입니다. 예전에 서평을 썼던 당그니님의 책도 만화여서 읽기 수월했는데 역시 노란구미의 한국 일본 이야기도 만화라서 책장이 술술 넘어 가더라구요. 뭐 꼭 밤의추억이 만화를 좋아해서 이런 책을 찾아보는 것은 절 때 아니라는....쿨럭..ㅡㅡ; 사실 이책을 읽은것은 이번이 두 번째 입니다. 예전에 읽고 서평을 쓰지 않았었는데 문뜩 이 책도 서평을 남겨놓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도서관에서 빌려서 다시 읽었는데 역시 좋은 책이어서 소장을 결심했습니다. 이전에 서평을 썼던 당그니님의 '당그니의 일본 표류기'와 '이랏샤이마세 도쿄'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본 한국과 일본의 문화차이였다면. 정구미님의 '노란구미의 한국 일본 이야기는' 재일교포의 입장에서 본 한국과 일본의 문화차이를 명쾌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정구미씨의 성장과정에서 재일교포기에 겪었던 이런 저런 해프닝과 사건들도 포함해서 말이죠.

 재일교포들은 현재도 순탄지 못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일본 내에는 재일교포들에게 적용되는 여러가지 제약을 성문화 된 법으로 만들어 놓은채 변하지 않고 있고. 무었보다도 시간이 지나면서 재일교포 3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서 많이 고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재일교포들이 괴리감을 느끼는 것은 일본에서 뿐만이 아니라 한국에 와서도 마찮가지 입니다. 세상이 변하여 한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도 늘고있고 텔레비젼 방송에서 '미녀들의 수다'와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으니 참 다행이란 생각을 합니다만. 아직도 우리들의 사고방식 속에는 교포들은 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니고 어쨌던 뭔가 다르다 하는 그런 사고방식이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종격투기 선수로 전향 했지만 예전에는 유도선수였던 추성훈씨가 한국에서 유도를 하고 싶었지만 이런 한국인들의 사고방식과 편견때문에 일본에 귀화를 하게 된 것과 같은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지요. 게다가 7-80년대에는 재일교포를 간첩과 동일시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으니까요. 한국에서도 그리고 일본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재일교포들의 애환이 정구미씨의 만화를 통해서 밤의추억에게 따뜻하게 전해져 왔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 이것 참... 만화책이라 읽을 때는 좋았는데 발췌를 하려니 난감하네요. 그림까지 발췌할수가 없으니..ㅡㅡ;
그래도 눈을 부릅뜨고 찾아서 텍스트만 가지고도 의미가 통할 만한 것을 찾았습니다. 책에는 이보다 더 좋은 내용들이 많습니다.

교포는 토마토야. 과일나라에서 자라온 토마토. 오늘날 나는 과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과일 나라에서 토마토를 먹을때는 소금을 뿌리는데... 생긴 그대로를 인정받고 싶었던 토마토는 야채 나라에 갔어. 조국에 간거지. 하지만 야채나라은 토마토를 과일같이 취급할 때가 있었다. 게다가... 설탕을 뿌리는 습관이 있었다.

  밤의추억은 생각해 봅니다.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입니다. 예전부터 주위의 큰 나라들에게 침략도 많이 당하고 괴롭힘도 많이 당하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아마도 우리 민족의 이 뭉치는 민족성은 그래서 생겨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이 뭉칠 때, 상식을 거스르는 좋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독립이 그랬고 최근에는 IMF가 그랬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 민족이 이간질에 너무 쉽게 당한다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다른 점을 찾아내 자극 하기만 하면 끼리끼리 나뉘어서 배척하고 분열합니다. 역사적으로 이럴 때 우리 민족에게는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문제가 많았던 조선왕조 말, 청나라와 일본의 자극을 받아 우리끼리 내분하다 나라를 빼앗겼습니다. 독립후, 미국과 소련과 중국과 일본의 자극을 받아 남북이 또 갈라졌습니다.

  밤의추억은 기대해 봅니다. 지금은 중국에 조선족이 일본에 자이니치가 러시아에 까레이스키가 그리고 한반도에는 북조선과 대한민국이 서로 분열하여 있지만. 이들은 모두 한 민족이란 것을 깨달을 날이 올 것이란 것을요. 우리 민족끼리 역사의 아픔으로 인하여 생긴 차이점을 극복하고 하나가 될 때, 밤의추억은 우리 민족이 뭔가 또 세계의 상식에 어긋나지만 좋은 큰 일을 이룰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이 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인들도 좀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반세기를 떨어져서 살아온 우리 민족 간의 차이를 올바로 이해하고 결국은 우리가 하나임을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요. 좀 무거운 주제로 흘렀습니다만 어쨌던 강추입니다. 별 다섯개... 아래에는 정구미님의 홈피를 링크해 두었습니다. 웹툰이 연재중이니까 가서 보시면 책에서 보았던 노란구미가 한국 블랙남자에게 시집가서 겪는 문화차이도 보실 수 있고 좋을꺼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는분 꼭 보시고요. 재일교포의 시각이나 일본인의 시각으로본 문화차이에 관심이 있으시면 꼭 보세요. 추성훈씨 팬이면 꼭 한번 읽어보시고요. 추성훈씨가 왜 그렇게 구성진 노래를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실꺼에요. 아.. 참 성선임(소닌) 팬들도 뭐 다 잘 알고 있으시겠지만 한번 보세요. 마지막에 앙케이트 편에서는 추천 일본 음식일본 배낭 여행이나 일본 관광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도 아주 유익한 재미있는 정보들이 있답니다.

  밤의추억이 여행 책을 읽는 이유는 여행을 해 보면 항상 아는만큼 보이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다른 여행자나 이런 문화에 관한 서적을 읽어보는 것은 참으로 여행에 도움이 됩니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근처 도서관에서라도 가볍게 빌려서 보세요. 다 보는데 한 시간이 채 안걸리니까요. 다음에는 오리지날 일본인이 쓴 한국에 대한 책도 하나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혹시 추천 할만한 책이 있으시면 댓글에 추천좀 해주세요. 자 그럼 밤의추억은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이거 여행기로 찾아뵈야하는데... 면목 없습니다만. 어쨌던 여행과 외국 문화에대한 것은 무었이든지 제가 스쳐지나간 것들은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경험이 여러분이 여행을 가서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오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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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여행법사진가의 여행법 - 10점
진동선 지음/북스코프(아카넷)




  "사진가의 여행법? 부제가 딸과 함께 떠난 유럽 사진기행?"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이걸 읽고 과연 여행관련 서평에  분류해야 할지 아니면 사진관련 서평에 넣을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곧 책을 읽으면서 무의미한 고민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작가 진동선이 딸과 함께 떠난 이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진으로 꽉 찬 여행이었기 때문입니다. 밤의추억은 여행을 하면서 꽤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 봤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이들 부녀처럼 사진으로 머리를 꽉 채우고 여행을 하는 사람은 만나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 역시 한 분야의 전문가란 이렇게 한가지에 몰두하는 열정이 없으면 안되는구나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밤의추억이 항상 여행을 하면서 부족하게 느끼는 것은 가서 찍어온 사진입니다.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이 어째 다 확인할 때 보면  뭔가 너무 평범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평범해 보인다기 보다는 사진 작가들이 찍은 사진들을 보면 꼭 뭔가 사진이 의미하는 무었인가가 있는것 같은데 제가 찍은 사진은 보면 꼭 친구랑 피서지 가서 찍은 사진 같아 보인다는 겁니다. 뭐 친구랑 피서지 가서 찍은 사진이 안 좋은것은 아니지만 뭔가 가 부족한 느낌.... OTL

  음 결국은 이런 연유로 이 책의 제목만 척 보고 '오호 사진가들은 어떤 여행을 할까나...' 궁금해져서 충동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사진에 관한 한 역시 밤의추억이 따라갈 수 없는 벽을 느끼게 해 줬으나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심어준 책이었습니다. 여행 다닐 때 밤의추억은 이것 저것 보고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여행지의 맛난 음식을 먹어보는데 정신이 팔려서 솔직히 이분들 처럼 사진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찬 여행은 하기 힘들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고 말았습니다. 뭐 그래도 좋은 사진을 얻으려면 지금보다는 좀 더 사진을 사랑하고 사진 생각을 염두에 두고 여행을 해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여행사진에 대한 밤의추억의 몇가지 고정관념들을 깨 주기까지...

  이 책을 읽으면서 밤의추억여행사진에 대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행사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배웠다고 생각이 됩니다. 작가가 한 이 말이 밤의추억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흐르는 길 위에서, 끝없이 다가서고 물러나는 길 위에서 사진을 찍을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길 위의 사진이라 할 수 없고, 그 사진의 프레임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면 길 위의 프레임이라 할 수 없다. 나는 모든 것이 용해되는 사진, LCDF와 진정으로 만날 수 있는 사진이 길 위의 사진이라 생각한다. P89-93

흔들림 없는 삶이 없듯이 흔들린 사진 또한 자연스럽다. 여행사진에서 흔들림은 진솔함이다. P18

  돌아보면 밤의추억은 무의식적으로 최대한 밝고 최대한 흔들리지 않게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유명한장소나 다른사람들이 사진촬영을 하는 장소들에서만 카메라를 들이대는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슨 우편엽서에서 볼 수 있는 사진 같은 사진들이 즐비했는데 작가는 오히려 어두운 곳에서도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고 찍은 프레임이 흔들린 사진을 과감하게 책에 실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프레임이 흔들렸다고 잘못된 사진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증이나 하듯이 프레임흔들린 사진들도 하나하나 그렇게 진솔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무작정 프레임이 흔들렸다고 제대로 보지도 않고 지워버렸던 무수한 사진들이 갑자기 아까와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밤의추억미술을 할 때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그리는 사물과 똑같이 보이도록 노력을 했으나 곧 그것은 기능이지 예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기능은 필요한 것이지만 내가 필요에 따라 일부러 정확하지 않게 그리는 것에도 그 나름의 창작성과 의미가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피카소의 그림을 볼 때 처럼 말입니다. 이목구비를 뒤엉키듯 그려놓은 그 그림에서 심오함을 느끼는 것은 그 작가만의 창의적인 의도가 그 뒤에 들어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의 또 한가지 좋은 점은 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뭔가 따듯한 정 같은게 느껴집니다. 같은 분야의 선배이자 아버지인 저자가 딸과 함께 여행하면서 느끼는 그런 따뜻함 그리고 배려심이 묻어납니다. 제가 설명하기 보다는 책에서 발췌한 부분을 인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밤의추억도 자식과 함께 저런 여행을 떠나보고 싶습니다. 그 때 밤의추억은 자식에게 무었을 유산으로 남겨줄 수 있을지 고민되는군요.

얼마쯤 더 걸었을까. 폐쇄된 낡은 기차역에서 촬영하고 있는 딸의 모습을 발견한다. 낯선 곳을 걷다가 딸을 발견하자 무엇보다 안도감이 먼저 느껴진다. 딸애는 어떤 길을 걸어 어디서 무엇을 만났을까? 어떤 곳을 만났든 그 애의 마음을 사로 잡아 카메라에 포착된 이미지는 아름다울 것이다. 내가 다가가자 반가우면서 동시에 쑥스러운지 딸애는 슬쩍 걸음을 옮긴다. 엉뚱하게도 나는 "차 조심해"라고 외친다. P45

  전체적으로 따뜻한 여행기이자 사진에 대한 배경지식하며 또 작가가 찍은 따뜻한 사진을 감상할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정말 좋았습니다. 또 밤의추억에게는 작품사진들과는 다르게 사진의 전문가가 여행을 하면서 그 눈으로 본 것을을 찍은 사진을 본 다는 것은 여행사진의 개념이 없던 밤의추억에게는 호사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아! 사진작가들은 이런 것을 보고 다니는구나'라고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밤의추억처럼 여행사진의 개념이 없는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과 다른 여행 목적을 가진 분들의 여행 스타일을 간접경험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이 책을 강력 추천합니다. 저자의 이력을 볼 때 사진을 전공하시는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분명 사진을 진지하게 하시는 분들에게도 저자 나름대로의 사진철학을 경험해 보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책에서 저자가 여행사진에 대해 한 말이 마음에 들어 인용하고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저도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다음 여행지에서는 저자처럼 사연을 담은 사진들을 찍어올 수 있길 바라면서 다들 행복하시고 밤의추억은 다음에 또 찾아 뵙겠습니다.

나는 언젠가 딸에게 이런 말을 했다. "길 위의 사진은 모든 것이 허락된 사진"이라고... 마음으로 담는 사진이기에 노출도 앵글도 초점도, 심지어 프레임까지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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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밤의추억(Nightmemory)

nightmemory.com2008-07-26T02:44:090.31010
경청경청 - 10점
조신영 외 지음/위즈덤하우스



  밤의추억이 어렸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노는 일이었습니다. 놀기 위해서는 친구가 필요했죠, 그래서 하루 종일 친구를 사귀는 일에 열중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어려서는 아이들이 노는게 다 고만 고만 했습니다. 딱지치기, 땅따먹기, 자치기, 말타기, 비석치기 등등등... 뭐 딱히 친구를 만드는게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기억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냥 놀이터 가면 아이들이 있고 '야! 말타기 할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하기만 하면 하나 둘 모여들었으니까요. 학교에 다니면서도 마찮가지였습니다. 그냥 같은 학교이기 때문에 또는 같은 반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같이 노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공부에 뭐에 시간의 제약이 생겼지만 그래도 같은 학교 다닌다는 이유로 또는 같은 반이라는 이유로 또는 우연히 옆에 앉게 되었다는 이유로 잘도 놀고 다녔습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저런 할 일도 많아지고 상대적으로 시간에 쫒기면서 살아가면서 결과적으로 내가 해야 할 일에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만나게 되더군요. 나와 내 일과 내 인생에 관련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만나다 보니 인간관계가 이해관계로 얽힌 인간관계가 많아졌습니다. 정작 아무런 이해타산 따질 필요 없이 그저 서로 우리 이랬지 저랬지 하면서 수다를 떨 수있는 친구들은 하나 둘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한동안은 또 동창생들을 만날수 있는 인터넷 업체가 유행하면서 그리고 국내 모 업체에서 제공하는 미니홈피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이런 인연을 또 찾아서 연락이 닿았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도 저도 서로 사는곳도 달라지고 하는 일이 달라지다 보니 역시 오늘도 밤의추억은 이런 저런 이해관계로 자주 보게 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 사회생활 하면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인간관계에서 뭔가 좀 부족한 감을 느끼곤 합니다. 우리가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직장 동료만 하더라도 확실히 서로 이해하는 부분도 많고 공감대 형성을 할 만한 부분도 많은 반면 어쩐지 소시적 친구들만큼 편하지 않습니다. 항상 일정의 방어벽은 세워두어야 하는 느낌이니까요. 하물며 거래처나 흔히 이야기하는 인맥이란 사람들과의 관계는 더더욱 손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은 어쩌면 그런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제 밤의추억도 나이를 먹어서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인간관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때는 공부를 잘하는 것이 세상을 잘 사는 비결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만 사회 초년에는 역시 내 기술을 가지는 것이 가장 세상을 잘 사는데 필요한 비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또 생각이 바뀌어 역시 사람이 사는데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좋은 인연을 가꾸어 가는 것이 세상을 잘 사는 비결이란 생각을 하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밤의추억의 어머니께서 지인에게 선물 받은 책입니다. 우연히 어머니의 책상에서 보게된 책의 제목 '경청-마음을 얻는 지혜'가 밤의추억의 마음을 잡아 끌었습니다. 밤의추억이 항상 느끼던 바였기 때문입니다. 내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었일까... 주위시람들에게서 진심을 끌어내고 나또한 그들을 진심으로 대할수 있는 우리가 평소에 우리 주위에 치고 있는 이 보이지 않은 방화벽 없이 인간관계를 해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책의 내용은 전형적인 일벌레로써 악기회사에 근무하던 이토벤(별명입니다... 흐흐 이씨성을가진 베토벤)이 종양으로 청력을 잃어가면서 자신의 아들을 위해 바이올린을 제작하게되면서 겪는 일들을 통해 그의 변화와 그의 주변의 사람들의 변화를 한편의 소설로써 그려낸 것입니다.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종양으로 청력이 약해지는 이토벤은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의 말을 더 잘 들을수 있도록 노력하다가 그들의 마음 속 소리를 듣게 되고 이토벤 자신도 변하고 그리고 그 주위사람들까지 변화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가를 따뜻하게 그려내었습니다. 마지막엔 드라마틱한 감동까지...

  밤의추억은 이토벤이 자기 고집이 강한 사람인데 청력이 약해져서 열심히 남의 말을 들으려고 노력하게 되는것을 보고 갑자기 밤의추억배낭여행을 다닐 때마다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밤의추억도 경청보다는 말이 많은 사람이어서 고민이었는데 생각해보니 배낭여행을 다닐때는 꽤나 과묵하게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물론 그쪽나라 말을 잘 몰라서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집중을 하지 않으면 한두 단어도 못 건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몇 안되지만 여행을 가서 사귄 친구과는 서로 참 편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잇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 통하는데 우정을 쌓기가 어려울텐데 말이죠.

  사실 인간관계 관련 책을 보게 되면 대부분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꼭 언급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밤의추억이 인간관계 관련 책중의 명서로 꼽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도 역시 같은 내용이 빠짐없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게 될 때마다 다른사람의 말을 더 들어주려고 노력을 해보게 됩니다만 생각 외로 다른사람의 말을 들어주는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면 꼭 참견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묵묵 무답을 하고 있으면 영 성의없어보이고...

  이 책은 제목처럼 경청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나의 생각을 토로하기 보다는 다른 이의 생각을 경청해주면서 더욱 더 깊은 인간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는 상식적인 사실을 실행하기 어려워서 고민해 보신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책은 소설과 같은 형식으로 쓰여져 있어서 읽기도 수월합니다. 한편의 소설처럼 읽고 인간관계에 중요한 교훈까지 얻을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인간관계가 어려우신 분들이나 혹여 난 항상 나만 이야기하다 끝난다는 느낌을 가지신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세요.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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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밤의추억(Nightmem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