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추억의 추억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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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4 더 내려놓음(이용규) - 자기애와 자기의로부터의 해방 4
더 내려놓음 - 10점
이용규 지음/규장(규장문화사)


  청주의 한 기독교 서점에서 이 책이 진열된 것을 보았을 때 밤의추억은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이용규 선교사님의 단순하면서도 기발한 네이밍 센스 때문이었습니다. '아이고... 더 내려놓음이라니...' 첫 번째 책 '내려놓음'도 참 어이가 없을 정도로 책 제목이 책의 내용을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알려주었는데 이번 책 역시 그 제목이 읽기도 전에 마음에 확 와닿는 것이었습니다. 첫번째 책 제목에 단순히 '더'를 추가했을 뿐인데 말이죠.

  밤의추억의 지론은 '오리지널만한 차기작이 없다'였습니다만 이 책을 읽고 '희귀한 경우지만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차기작도 있을 수 있다'로 수정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더 내려놓음'이 나오기 위해 '내려놓음'을 출간한 것으로 보일 정도 입니다. 물론 밤의추억에게는 '더 내려놓음'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만 이는 개인차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밤의추억의 입장에서는 '내려놓음'을 읽고 난 후 이를 어떻게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던 중이었으므로 '더 내려놓음'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기 때문에 더 은혜로웠던 것 같습니다.

  '더 내려놓음'은 '내려놓음'에 비하면 좀 더 우리의 일상으로 가깝게 다가 앉은 느낌입니다. 크리스찬으로써 우리의 생활과 우리의 일상에서 자기애자기의가 얼마나 우리의 영성을 갉아먹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역시 책에는 몽골의 척박한 사막에서 이보다 더 척박한 영적인 환경과 싸우면서 사역을 해 나가시는 이용규 선교사님의 일상이 드러납니다. 이와 더불어 이용규 선교사님의 가정생활도 나오며 선교사님이 하시는 사역의 구체적인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더 내려놓음'을 읽으면서 참으로 감사했던 것은 이용규 선교사님의 행동패턴을 보게 되면서 그동안은 알지 못했던 밤의추억과의 행동패턴의 차이를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여태 왜 그게 보이지 않았을까가 궁금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러고 나서가 더 큰 충격이었습니다. 지금의 저로써는 선교사님의 행동패턴을 따라서 행동하기는 정말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역시 믿음이 부족한 탓입니다. 제가 발견한 선교사님과 저의 행동패턴의 차이는 책의 전반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울란호르라는 몽골의 한 도시에 계시던 선교사님에게 하나님께서 갑자기 북경에서 열리는 유학생수련회에 가서 말씀을 전하라는 장면 그리고 그에 순종하는 선교사님 결국은 정해진 시간 내에 유학생 수련회에서 도착하여 말씀을 전하신 그 일련의 사건이 저에게는 참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우연도 이렇게 순차적으로 여러번 일어난다면 그냥 우연은 아니겠지요. 정말 딴 것은 둘째 치고라도 시간 내에 북경에 도착해 낸 것만 가지고도 그 자체가 기적이기 때문입니다. 여행쟁이인 밤의추억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참으로 기가 차다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울란호르에서 북경까지는 자그마치 세번의 기차를 갈아타야 하며 게다가 중국은 그때가 가장 큰 국경일인 노동절 기간이었습니다. 한국과는 비교도 안되는 인구의 13억 인구의 중국인들이 민족 대 이동을 하는 날입니다(그것도 기차로 ㅡㅡ;;). 밤의추억은 여행을 하는 사람이기에 이 노동절 기간에 중국의 기차표 전쟁은 직접 겪어 봐서 압니다. 작년 노동절날 저는 북경에서 심양까지 가는 기차표를 3-4일 전부터 구했지만 실패해서 결국은 입석으로 12시간을 간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발을 디딘 곳에서 발을 돌려 댈 틈 조차 없이 빽빽한 열차안에서 12시간 서서 주변의 넘쳐나는 36'C의 난로들의 열기에 땀을 삐질 삐질 흘려가면서 도착한 심양역에서 밤의추억은 정말로 밤의추억의 여행사상 최초로 탈진에 의해 역에서 노숙을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잠을 자기 위하여 어디를 찾아가기가 죽기보다 싫어, 그냥 여기서 잘래'라고 느낀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이 사건 이후에는 뭐 웬만한 20시간 이내의 기차는 경좌(딱딱한 직각의자)로 버텨내어 예산 절감을 하는 내공이 생겼지만 말입니다. 이 지옥과 같은 전쟁을 당일날 가서 표를 사가지고 그것도 침대칸으로 가셨다고? ㅡㅡ;;; 중국 사정을 아는 밤의추억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었다면 분명 저사람 허풍이 심하다 내지는 거짓말이다라고 했을 것입니다.

  밤의추억이라면 아마 처음부터 출발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출발하는 역에서나 경유지 여행사에 연락하여 북경까지 연결되는 표 세장이 확인이 되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았을것입니다. 왜냐하면 북경에 도착할 때까지 표가 하나라도 없으면 말짱 황이고 모든게 물거품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간도 뭐 한국처럼 주요 구간마다 몇시간 이정도 되는게 아닙니다. 서울 부산 거리가 뭐 한 6-7시간 정도 걸리지요. 요새는 KTX가 나와서 그래도 아주 짧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지만 평균적으로 중국은 가까운 거리가 그정도 입니다. 대부분 한 구간이 그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거의 뭐 대부분 6-7시간씩 되는 구간을 3개나 걸쳐서 그것도 한구간이라도 표가 없으며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게다가 시간안에 도착을 해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지금 밤의추억에게 같은 조건으로 북경에 가라고 한다고 해도 역시 무작정 그런 무모한 출발은 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더 내려놓음'을 읽으면서 선교사님이 간증하시는 일련의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사건들에 더 충격을 받고 도전을 받는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런 고민들을 가지고 기도하다 보면 밤의추억도 주님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모해 보이는 길도 자신감 있게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책의 내용이 이러하다 보니 이 책은 비 기독교인들에게 추천해 드리기는 좀 어렵다는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편인 '내려놓음'을 읽어보신 독자들이나 역시 기독교인이 되면 '이거하지 말라 저거 하지 말라 하는게 많아서 귀찮아'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한 번 읽어보실만 할 가치가 있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크리스찬중에서 '아! 내 믿음이 자라지 않는것 같아' 내지는 '왜 나의 기도는 응답받지 못하는 걸까?'라는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시라면 주저말고 이 책을 집어드시기 바랍니다. 크리스찬에게는 필독서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선교에 뜻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전편인 '내려놓음'과 함께 이 책을 추천 합니다. 아마도 선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간접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지금 신뢰하고 있는 것은 무었인가? '하나님, 이것만은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막고 있거나 하나님까지 거부해온 자신의 은밀한 공간이 있다면 이시간 그것을 하나님께 열어보여라. (P65)

  이 책을 읽으면서 밤의추억은 자신이 참으로 자기의가 강한 사람이구나 하는것을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기도해야 할 부분이 많이 생긴것 또한 하나의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은혜받고 도전 받았던 짧은 부분의 발췌를 끝으로 다음에도 좋은 책 있으면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제 블로그 독자들께서 좋은 책을 선택하시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밤의추억은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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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밤의추억(Nightmemory)